정보는 획득하는 것이고 지식은 체득하는 것 

유 영 만(지식생태학자, 한양대학교 교수)

정보란 일단 획득했다고 자동적으로 지식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남의 정보가 내 지식으로 전환되려면 몸으로 익히며 노력해야 합니다. 이런 노력과 연습이 바로 체득입니다. 무언가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이 걸려도 되지만 체득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획득하기 위해서는 순간적 재치와 기교가 필요하지만 체득하기 위해서는 우직한 어리석음만이 필요합니다.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요리조리 잔머리를 굴려야 하지만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체득 과정에는 머리보다 몸으로 땀 흘리며 수고해야 합니다. 실천이 사라진 정보획득 과정에서는 지식이 탄생되지 않습니다.

정보를 실제 문제에 적용하면서 우직한 실천을 반복할 때 몸에 각인되는 과정이 바로 체득입니다. 체득은 머리만 굴려서 고민하여 얻어지는 게 아니라 몸을 움직여 고통을 체험한 결과 터득(攄得)되는 것입니다. 정보 공유 권리를 주장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정보 가공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타인의 정보를 획득하려고 열정적으로 노력하지만 정보를 활용하여 내 지식으로 만드는 체득의 과정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정보를 실제 적용하면서 스스로 보고 느끼는 깨달음이 더해지지 않으면 지식은 결코 탄생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남의 지식을 발 빠르게 공유하기 위해서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남의 정보를 내 지식으로 바꾸려는 우직한 실천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방대한 정보도 컴퓨터가 대신하여 내 지식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디지털 네트워크를 타고 흐르는 발 빠른 정보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속에는 인간적 고뇌와 치열한 문제의식이 없습니다. 지식은 정보의 바다에 살지 않습니다. 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노하우는 날로 후퇴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 나를 키우는 물음표

나는 남의 정보를 획득하는 시간이 많은가, 아니면 남의 정보를 활용하여 내 지식으로 창조하는 시간이 많은가? 나의 정보 공유 권리를 주장하는 경우가 많은가. 아니면 정보 가공 의무를 이행하는 시간이 많은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정보를 끌어안고 고민하다가 혹시 정보 과부하증에 걸려본 적은 없는가? 정보가 너무 많아서 어떤 정보를 어디에 활용해야 될지 몰라 피곤해지는 정보 피로증후군을 경험해본 적은 없는가?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 Start Again

30분 동안 프레젠테이션 하는 것보다

3분 동안 듣는 게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