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내면의 꽃이다

송 은 영(숭실대학교 경영대학원 이미지경영학과 지도교수)

누구나 아름답고 젊게 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최근에 가장 많이 하는 성형수술 중의 하나가 동안수술이다. 그러나 젊음과 아름다움은 긍정적인 사고와 적극적인 자세에서 시작된다. “이 나이에 내가 무슨…….”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노화는 빠르게 진행된다.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서 “난 아직도 할 만해. 할 수 있어. 하고 말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쉽게 바뀌진 않겠지만 자꾸 긍정적인 사고를 하려는 연습이 반복되면 내면을 건강하게 단련시키고 행동을 변화시킨다. 이러한 내면은 얼굴에 그대로 나타난다.

얼굴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들어 있는 곳인 만큼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의 척도이기도 하다.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말도 있듯이 육체가 건강한 사람이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건강한 얼굴을 갖게 된다. 신체가 건강한 사람의 얼굴은 탄력과 혈색이 다르며, 눈빛도 다르다. 건강한 얼굴은 자신감이 넘치고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반면에 아무리 힘든 일을 겪거나 몸이 아프더라도 내면이 건강하면 얼굴에 아름다운 향기가 흘러나온다. 물론 고통스러운 사람에게 건강한 내면을 가지라고 한다면 어패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아플 때에는 충분히 아파하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런 문제에 직면했을 때 어떤 자세와 정신력으로 극복하느냐는 중요한 부분이다.

향기로운 내면과 아름다운 얼굴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얼마 전에 모 대학교 최고경영자 과정 강의를 갔다가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신달자 시인을 만나게 되었다. 내가 강의한 바로 다음 강사가 신달자 시인이었던 것이다. 평소에 좋아하는 작가인 만큼 고등학교 때부터 웬만한 그녀의 책은 다 읽었고 특히 《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를 보면서 그녀의 고통스러운 삶을 안타깝게 느끼던 바였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겪기 힘든 고통스러운 청춘을 보낸 신달자 시인의 얼굴을 직접 보는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남편을 24년 동안이나 병간호를 하였고, 시어머니마저 9년 동안이나 식물인간으로 눕게 되어 병간호 하느라 청춘을 다 써버린 고통스러운 세월의 흔적은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녀의 얼굴은 곧 70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눈빛이 맑고 입에 담긴 미소는 보는 이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마력이 있었다. 게다가 목소리에는 따스한 감성과 사랑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녀의 강력한 향기는 어디서 풍겨 나오는 걸까? 글을 통해 고통을 아름답게 승화시킨 탓일까? 그녀의 미소는 어떠한 고통도 녹여버릴 것 같은 뜨거운 향기가 느껴졌다.

이미지는 겉모습만 꾸며서 아름다워지는 것이 아니라 내면으로부터 채워지고 넘쳐날 때 진정으로 아름다운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우리의 몸과 얼굴은 마음이 만든다. 마음이 건강하면 몸도 건강하고 얼굴도 건강하다. 비록 원치 않는 고통이 자신을 힘들게 할지라도 담담히 받아들이고 아름답게 승화시키려고 노력하자! 그것이 자신의 얼굴을 가장 아름답게 디자인하는 일이다.

여기에 환갑에 쓴 그녀의 시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시는 남편과 시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났을 때, 이미 환갑이 되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고는 담담하게 써내려간 시다. 이 시를 읽으면 그녀의 고귀하고도 아름다운 향기의 원천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얼굴은 내면의 꽃이라는 걸...

나는 내 나이를 사랑한다

- 신달자 -

지금 어렵다고 해서

오늘 알지 못한다고 해서 주눅들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내가 지금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내가 가진 능력을 잘 나누어서

알맞은 속도로 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여자이고

아직도 아름다울 수 있고

아직도 내일에 대해 탐구해야만 하는

나이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모든 일을 익히고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인생의 어둠과 빛이 녹아 들어

내 나이의 빛깔로 떠오르는

현재의 내 나이를 사랑한다.